『오늘의 작곡가 오늘의 작품 2』 편집후기

2003년 12월 오늘의 작곡가, 오늘의 작품 첫 호를 발간한 후, 이번 2호부터는 반 연간으로, 매년 8월과 2월에 간행하기로 하였다. 이 책자는, 많은 음악 관련 잡지들이 그 특성상 연주 중심적일 수밖에 없다면, 오늘의 작곡가와 작품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것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일년에 한 두 번이나마 우리 주변의 창작 활동들을 정리하며 생각할 기회를 갖고 그 사유의 흔적을 공유해보자 라는 아주 소박한 의도로 시작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조그만 책자가 우리 창작계의 다양한 활동들을 담기에는 턱도 없이 부족한 일이다. 게다가 현재 오작의 편집은 순전히 편집위원들의 자발적 참여에 따라 글이 구성된다. 자신이 들은 작품 혹은 자신이 흥미롭게 여기는 작가, 아니면 자신이 참석했던 창작 현장 등에서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그냥 쓰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편집위원들 혹은 글을 기고하는 사람들의 개별적인 성향에 따라 그 호의 내용이 정해진다. 물론 몇 차례의 만남을 통해 의견 교환은 있지만, 그것이 어떤 통일적인 편집 방향이나 기획으로 수렴되지는 않는다. 이번 호 역시 그러한 다양한 생각들이 그냥 모였다. 글을 모으고 보면, 창작계에 일어난 수많은 흥미로운 현장들과 작품들 중 극히 일부만이 다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전업 음악 평론가가 드문 상황에서 그나마 이에 관심을 두는 음악학자와 작곡가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할 밖에. 만일 이 소책자가 꾸준히 발간되어 50호, 100호까지 이르게 된다면, 그 즈음에는 편집위원들이 다같이 모여 벌어지는 창작계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며, 매 호의 편집 방향과 내용을 사전 기획하는 일이 가능하게 될 런지도 모를 일이다. 그때가 되면, 이렇게 원고들을 모으고 정리해서 출판사에 넘기는 일을 맡았다는 이유만으로 편집후기까지 쓰게 되는, 별로 ‘편집’이라는 것을 한 일이 없기에 그에 관해 쓸 말도 없게 되는, 그런 난감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편집위원 이희경

『오늘의 작곡가 오늘의 작품 2』 (2004), 112.